
- 2012/03/0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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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2/28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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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마법소녀의 탄생은 어떤 로리콘의 의견으로부터』
이 곳은 어느 시공간(時空間). 아무 것도 없고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몇몇의 목소리뿐.
“『그 분』은 아직 오지 않으신 건가.”
“예에. 아직 오지 않으셨네요. 『그 분』은. 언제나 항상 지각이시라니까요.”
“그러면일단 저희끼리라도 한 번 진행해 볼까요?”
“그럴까요?”
“자그럼 제 1회── 문제의 『그 계획』 말인데 정말로 실행 할 것인가에 대하여── 토론의 막을 엽니다아아아아☆”
“처음은저부터 시작 하도록 하죠.”
“그렇게하도록 하세요.”
“아. 참고로 시간 제한은 30초 입니다.”
“짧아!”
“장난하지마! 찔러버릴 테니까!”
“하지만진심이니까!”
“……뭐어, 아무튼 저는 이 계획에 대해서는찬성 이에요. 왜냐하면 상당히 즐거워 보이는 계획 이거든요. 이거.”
“……그게 전부?”
“……그도 그럴 게 만 오천 년 동안 여기에만 있어 보세요. 아. 넌 아직 태어난 지 겨우 팔천오백 년밖에 안 됐으니까 아직은괜찮은 건가요?”
“……이 의견 납득 해드리죠. 다음.”
“와─와─! 다음은 저! 저에요!”
“네. 말씀 하세요.”
“에헤헤☆ 그런데 지금무슨 이야기 중인 거에요?”
“나가 죽어. 등신아.”
“아니…… 죽고싶어도 죽을 수가 없는 게 현실이라……”
“………………………………………………(일동전원)”
“하. 정말로 등신 같은놈. 뭐냐 하면 말이야. 『그 분』의 오른팔이 될 자격을선발하는 조건에 대해 토론 중이란 말이야. 아~ 정말이지. 『그 분』이 이 자리에 계셨어야 확실하게 판가름을 할 수 있는 건데!”
“돈워리……”
“크라이시스아이덴티티……”
“인피니티……”
“너희들 다 틀렸어! 아니애당초 말 자체부터가 이상하다고!”
“바보들. 물벼룩들. 해삼들아. 30초 지났습니다. 삐익──.”
“……(정말로 바보들 같으니) 흠. 그러면 말이에요.저희 가위바위보라는 걸로 승부 내보면 어때요?”
“……하지만 말이야.”
“저희들 말인데 손이란 게 없잖아요?그러니까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응. 그러게. 안 되겠네……”
“그러는 이 순간! 여러분. 저기 저 녀석 보세요. 이 순간에도 인간계의 애니메이션인가 뭔가를보는 녀석이 있어요.”
“우와……기분 나빠. 막신음소리까지 흘리고 있잖아.”
“이야. 짜증나는데. 여긴 엄청나게 고민하고 있는데.”
“크아아악! 영체라고 무시하냐? 너 우리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고 못 때릴 줄 알지? 영체 빔~~~!”
“으아아아아악!(털썩)”
“엄살 부리지 말고 빨리 일어나라.앞으로도 나의 콤보는 계속 이어진다.”
“……자……잠깐…… 내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
“그렇다면 콤보를 잇기 전에 네게 낙법을 할 기회를 주지. 그 시간 동안 대답 해봐라.”
“(이 녀석 안 되겠군) 그방법은…… 이…… 인간계로 내려 가는 거야!”
“죽여 버릴까?”
“그게 좋겠군요.”
“인간계에 내려가서 퇴마사한테 제령 당해 버려라. 나무아미타불.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자……잠깐! 배틀로얄이라고배틀로얄! 인간과 힘을 합해 싸워 최종까지 남는 자가 『그 분』의 파트너가 되는 걸로. ……어때?”
“너 이 자식……”
“합격♪”
“의외네.”
“그거 괜찮네요.”
“그럼 육체에 대해서 말인데 사물을 한정으로 들어가면 별 문제 없겠지?”
“괜찮을 거에요. 그럼이 걸로 논쟁 끝 OK?”
“……저기 그 전에 말인데. 내의견 하나만 수렴해 주면 안 될까?”
“뭔데요? 말해 보세요. 당신이 의견을 냈으니 한 가지 정도는 수렴 해야겠죠.”
“……개인적으로 인간은 『마법소녀』 로 한정해서 진행하면 좋겠는데.”
“마법소녀? ……그게뭐야?”
“잘은 모르겠는데 분명 저거 애니메이션인지 뭔지를 보고 쓸 데 없는정보를 얻은 탓일 거에요. 퍼킹 애니메이션인지 뭔지.”
“뭐 다들 상관 없잖아요? 그렇게하도록 해요.”
“쳇. 마법 뭐시기 인지에대해서 따로 알아 봐야 하는 건가.”
“인터넷 하세요. 인터넷. 편리한 인터넷 세상~.”
“그건 자존심 상해! 내가대체 누구인데 그깟 인간들이 만든 저급한 문화를 이용해야 한다는 거야?”
“그럼 당신 혼자 빠지던가요? 그건또 싫죠?”
“……………제가 해 보이겠습니다.”
“하하. 그럼 제 노트북을빌려 드리죠. 아이피는 인간 놈들 중 아무나 한 명 잡고 도용하시면 돼요.”
“그거 범죄잖냐!”
“저희가 만든 피조물이니까 상관 없어요. 이까짓 사소한 것쯤이야. (휙휙)”
“그럼 모두들 여기서 해산. 다들고생 많았어요~ (짝짝)”
“아아. 수고 하셨습니다아~.”
하지만 그들은 기본적인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의견을 낸 이가 보고있었던 애니메이션의 정체를. 그리고 그가 어느 성적 기호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로 바보들 이라니까.”
1st 『마법소녀의 탄생은 어떤 로리콘의 의견으로부터』 終了
第一話 「어떤 마법소녀의 난심(亂心)」
어머니는 거짓말쟁이.
꿈만 있다면 『마법소녀』가 될 수 있다고 해 놓고.
어머니는 정말로 거짓말쟁이야.
간절히 바란다면 언젠가 반드시 『마법소녀』가 될 수 있다고 해놓고.
하지만이제 늦은 거잖아? 그도 그럴게 나 아리아는 조만간 현실이라는 인생사 초 최대 난이도의 라스트 보스와조우해 맞서 싸울 (※칼을 들고 그런다던가 그런 RPG게임으로생각하면 곤란) 나이에 임박 했으니까 말이다.
─그런 관계로 이번 전철역은 세상.세상이라는 녀석 입니다. 다음에 하차할 역은 취업. 취업이라는녀석이니 빨리 현실 도피할 패배자들은 방구석으로 쳐 박혀 온라인 게임의 노예나 되어 주세요. 이 패배자들아.
전략. 그런 내 나이는 이번으로 17살이되어 인근에 위치한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좋은 학교는 아니니까 큰 기대는 하기 말아 주기는 바란다만. 나는공부를 매우 못 하거든.
그러고 보니 왜 있잖아. 이런 경우에는 옷깃 끄트머리가 돌돌 말린 옷을 입은여자애가 불쑥 튀어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웃길 텐데.
『정말이지꿈도 희망도 없네』
아하하. 웃기겠다. ……하하. 그래. 정말로 세상을 오지게 들썩일 정도로 웃기겠어.
그리고 마법소녀라는 게 정말로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게 생각하자 기운이 빠져버렸다. 연이어 이불에 얼굴을 묻고 한숨을 푹 내 쉬는 나.
뜨거운 입김이 입가를 적셔온다. …뜨겁잖아. 두번 죽어버려. 셀시우스.
그렇게 이미 고인이 되었을 누군가에게 욕지기를 퍼붓고 나서 손을 천장 높이 치켜 올려 든다.
중지 손가락에 위치한 하나의 반지. 진홍색의 루비가 빛에 반사되어 양 갈래로퍼져 나간다.
……마법소녀가 되고 싶다던가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아니 사실은강하게 염원 했었지만. 결국은 이루어 지지 않았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슬로건 이었던 『꿈★은이루어 진다』 에 잠시나마 희망을 가져 보기도 했지만 브라질인지 독일인지에 무참히 일 대 영으로 패배. 월드컵. 탈락 해 버렸습니다♪
길가에 쓰러져 아스팔트 바닥을 부여잡고 우는 이들도 있었고 서로를 위안하며 『잘 싸웠어!』라며 격려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나는 결국 꿈은 현실이라는 벽에 쓰러진다는 쓰라린 교훈만을 얻었을 뿐 이었고─.
그렇게 역시나 마법소녀 따위는 없다고 부정하며 살아 온 저의 한결 같은 마법소녀 초 부정 인생. 올해로 향년 십칠 세가 됩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토록 없다고 애써 부정해 오던 마법소녀라는 존재를 이제 와서 갑자기 『실존하는 것이 아닌지』 하고 의구심을품어 버리게 된 것에 대하여 나는 오늘 있었던 일을 머릿속으로 차근차근 정리해 보기 시작했다.
오늘의 이른 아침 날 이었다. 나 아리아는 등교 길 도중 우연히 반지를 하나줍게 되는 행운을 맛봤다.
게다가 반지에는 큼직한 루비가 떡 하니 박혀 있었는데 진홍색의 영롱한 빛이 매우나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필시 값이 적게 나가는 물건은 아니겠지.
누구나 그렇듯, 이런 값비싼 물건을 줍는다면 기분이 좋지 않는 사람은 하나 없을것 이다.
하지만 그 때부터였다. 내가 이상한 일을 겪게 되어 버린 것은.
학교를 마치고 하교를 하는 중. 하늘을 바라보면 이미 하늘은 어둑어둑해 진 상태였다. 여름이었기 때문에 해가 빨리 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네 반지를 가지고 싶어.’
깜빡깜빡 하고 가로등이 켜 지자 눈 앞에 보인 것은 한 소녀였다.
스트레이트로 내려오는 레몬 색의 머리카락을 등 뒤로 쓸어 넘기며 그녀는 내게 말했다.
‘…………하?’
‘다시 한 번 말 할게. 유아는네 반지를 가지고 싶어. 네 반지를 가지고 싶어. 그러니까그 반지를 유아에게 줘.’
아쉬움에 한숨을 쉬고 나는 유아라는 소녀에게 이 반지의 주인인지를 묻자 그녀는 고개를 양 옆으로 휘저으며 말을 부정하고는
‘아니. 그 반지는 유아것이 아니지만 앞으로 유아의 것이 될 테니까. 그러니까 이미 내 거야.’
라고 말했다.
(이게 대체 무슨 섭리야. 대자연의섭리인가? 소위 말하는 먹이사슬의 섭리. 라는 녀석?)
자신의 것이 아니지만 앞으로 자신의 것이라는 황당한 논리주장을 펼치는 그녀에게 혀를 내두르고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느껴지는 싸늘한 냉기.
‘그럼…… 손가락을 『뜯어서라도』 받아 갈 거야.’
그렇게 말하는 유아의 손에는 대체 어디서 난 건지 대 낫이 들려 있었다.
(대체 어디서 난 낫인데에에에──!?)
문답무용(問答無用). 침묵을 지킴과 동시 낫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빠른 속도로 추격해 온다.
초 저녁부터 살인극을 목격, 아니 그 『대상』이 되고 만 나는 전력을 다 해그 자리에서 간신히 도망치는 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어째서 인 거야……’
지금의 내 표정을 보자면 숨을 고를 겨를도 없이 당황한 기색만이 역력했다. 이런것을 안 봐도 비디오 라고 한다지.
심장의 박동소리가 겉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그리고 마침내 귓가의 전체를장악하고 마는 심장 박동소리.
주변 인근 골목 가에 숨어서는 간신히 가쁜 호흡을 진정시킨다. 진동하는 퀘퀘한곰팡이 냄새가 코 끝을 강하게 찔러댔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
심호흡이 제 박동 수를 찾아가자 최대한 발자국 소리를 줄이고 골목 가에서 슬그머니 빠져 나와 전력질주 한다. 디오라마의 거리가 빠른 속도로 양 눈을 스쳐 지나간다.
(그래도 다행이야……이 정도라면 무사히……)
내심 안도한다. 그 순간.
하늘에서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떨어져 내려 온다.
둥그렇고 커다란. 그리고 바퀴가 네 개 달린 물체. 아마도 누구나 어렸을 때 한 번쯤은 그려봤을 법한 바로 「그 것」 이다.
쾅!
그리고 「그 것」 은 정확히 내 바로 앞에 떨어져 내렸다.
“……아. 맞추지 못해버렸네. 하지만 괜찮아. 다음에는 정말로 맞춰 버릴 거야.”
(괜찮지 않아! 맞추지마! 맞추지 않아도 된다고!)
순간 당구공이라던가 골프 공 이라던가 볼링공의 심정을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왔다.
5층 건물 옥상에 서 있던 유아가 하얀 스커트를 나부끼며 아래로 뛰어내린다. 낫을 부여잡고 아스팔트 바닥을 향해 위에서 아래로 크게 내지른다.
그녀를 상징하는 심볼 칼라인 레몬 색의 섬광이 소형차를 덥썩 삼켜 버린다. 섬광이사라지자 보이는 소형차는 산산조각이 되어 있었다. 마치 원래 이렇게 되어 있었다는 것처럼.
(장난이 아니야 저거……!)
─그 이전에 평범한 사람이 저 공격을 정통으로 맞는다면 분명 뼈도추리지 못하겠지.
소형차의 잔해 속에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꺾고는 유아는 삐뚤어진 미소를 지었다.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혀 파고 들어온다.
─세 발자국.
─두 발자국.
마침내 눈이 맞닿을 거리까지 인접한 유아는 허리를 크게 뒤틀어 대 낫을 허공 높이 치켜들어 올린다. 그 위광은 마치 「신의 사자」 와도 같았다.
(나 정말로 여기서 죽어 버리는 거야? 이런 황당한 이유로?)
주마등이 스윽 하고 눈 앞을 스쳐 지나 간다. 이런 저런 슬프고 기뻤던 기억들이영상과도 같이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 간다.
그리고는 눈앞이 온통 흰색만으로 페이드인 (fade-in) 되더니 마침내 보이는것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순백의 세상. 무의 세계였다.
그 가운데 이름 모를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 전데요 ~ ]
(응. 너 누군데?)
당당하게 ‘저’ 라고 하는 데다가이 쪽에서 전화를 건 듯한 기분조차 들었지만 그런 기억도 없고 누군 지도 모른다.
[ 그러니까 당신의 손에 껴져 있는 반지인데요. ]
그 말을 듣고 지금 내 오른 쪽 중지에는 원래라면 있어야 할 반지가 없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다.
( 아 그러셔. 이런 상황에서그런 농담 해 봤자 별로 놀랍지도 않거든. )
[ 안 믿으시네… 아무튼 본론으로 넘어가서 말인데. 죽는 건 싫지요? 아니면 정말로 죽고 싶은 거에요? ]
(그야 당연 하잖아. 사실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나 아직 해 보지도 못했다고?)
[ ……했으면 죽었을 거에요? (건방지네……) 아무튼 벌써부터 게임 오버 되어 버리면 어떻게 해요. 딱 봐도 알겠네. 너 잘할 줄 아는 거 하나 없죠? ]
( 아하하. 주마등 주제에건방지네. 상황이 이러지만 않으면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야. 그래서또 뭐라고 말 하려고? 말하는 경우에 따라서는……(으드득.) )
이를 으드득 갈면서 『눈가 아래에 살짝 그늘진 표정』 으로 말하자 일색 당황하며 말을 얼버무리는 척 하더니 본론으로 들어간다. 진작에 그랬으면 좋았을 것을.
[ 뭐, 뭐라고 말하려고했더라? 아. 맞아. 사실은그런 당신에게 소정의 힘을 부여해 드리면 될까 해서! ]
(그럼 저기 있는 저 건방진 여자와 땅이 강제로 입맞춤 할 수 있도록강한 무기를 준다는 소리?)
[ 응. 역시 전 (前) 마법소녀 오타쿠 답네요! 혹시 이미지 해 두신 무기라도 있어요? ]
어떤 대목이 상당히 귓가를 거슬렸지만 무시하기로 한다.
( 으음. 10살에 곰도한방에 때려 잡을 수 있을만한 그런 엄청 강력한 무기 같은 거 있잖아. 그런 거 혹시 없어? )
[ 아~ 그런 걸 찾으시는군요. 알겠습니다! 음…… 이 정도면 되려나……… ]
( 와~. 빠르네. 벌써 다 만든 거야? )
[ 자찬은 아니지만 제가 조금 대단해서요. 아. 덧붙이자면 수박은 깨지지 않게 조심해서 때려야 해요? ]
(잘만 자찬 하고 있는데 뭐……)
대화가 끝을 맺자 그 즉시 순백의 세계는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흡사 커피와 우유가자아내는 소용돌이와도 같은 풍경을 보는 듯 하다.
카강!
시야가 완전히 페이드 아웃 (fade-out) 되고 나서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무의식적으로 그녀의 공격을 막고 있었다.
나는 무의식 적으로 손에 힘을 주고 팔에 힘을 모으고는 아래로 스크래치를 그어 내려 버리듯 유아를 길 건너편으로 힘껏 내리밀쳤다.
하지만 전투로의 경험이 훨씬 더 많은 유아는 노련하게 공격을 피하는가 싶더니 공격의 그 두번째─ 「들고 있는 무기에서 붉은 장벽이 파생」 되어서는 유아를 저 멀리 있는 힘껏 튕겨내어 버린다. 차마 두 번째 공격까지는 막지 못한 유아다. 반동에 튕겨나간 유아는길 건너까지 날라가 간판에 정통으로 머리를 부딪쳐 버린다. 둔탁한 소리가 이 쪽까지 들려온다.
(………이거 무식할 정도로 대단하잖아!?)
나는 내심 놀란 눈초리로 들고 있는 무기를 바라봤다.
크롬 소재로 구성된, 편리하게도 가운데로는 무언가를 조이고도 풀 수도 있게 제작되어 있으며 둔기로써도 그 살상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그런 가운데 커다란 리본이 예쁘게 장식되어 있어둔기로써의 갭을 느끼게 한다. 그 무기의 이름은 다름 아닌 「스패너」.
그러고 보니 분명 ‘10살에 곰도 한방에 때려 잡을 수 있을 만한’ 무기를 달라고 했었던 것 같지만 이런 무기를 줄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허를찔린 기분이다.
(하지만…… 제법 마음에 들었어. 이무기!)
땅을 찍어 누르듯이 박차 뛰어 오르자 말도 안 될 정도의 도약 높이를 선 보인다.
빠른 속도로 도심의 하늘을 활공한다. 하지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신은 선명해져만갔다.
(……이제 어떻게 할까.)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다시 내려 오던가 그렇지 않으면 이대로 자리에서 도망쳐 버리는 방법도 있다. 지금이라면 가능하다. …………하지만.
“……일단은……쳐 부순다!”
고함치며 스패너를 온 힘을 다해 있는 힘껏 휘두른다.
“………………큭…”
오른 손으로 스패너를 쥐고 크게 휘두른다. 이를 낫의 중심 축으로 간신히 공격을버텨내 보지만 전부 다 막아 내기에는 힘이 버거워 보이는 유아.
커다란 마찰음이 고막을 찢을 기세로 울려온다. 하지만 참는다. 이를 바짝 악물고 더욱 힘을 주기 시작한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자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기복이 휘몰아 친다. 파열음이 들려온다. 유아의 낫에서 난 소리다.
딸그락.
균열이 나 버린 대 낫은 이윽고 두 동강이 되어 아스팔트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그 후 정신을 차려보면 유아는 그 자리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이유를 추궁할 새도 없이 놓쳐 버렸다. 어느새 손에 꽉 쥐고 있던 스패너도 사라져있었다.
나는 힘이 빠진 다리를 간신히 이끌고 집으로 들어와서는 침대에 눕고는 멍하니 천장만을 바라 보기만을 수시간. 그러다 보니 이윽고 시간은 밤 8시를 향하고 있었고.
그러니까 현재로 돌아온 거다.
“변신~.”
조용……
혹시 한 번 더 변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하에 구호를 한 번 외쳐본다. 기대감 충만이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반지를 앞으로 여섯 개를 더 모으면 된다던가?”
근데 하필이면 왜 여섯 갠데.
“나와 계약하자 소원을……”
순식간에 계약을 당하는 입장에서 파는 입장으로 변해 버렸다. 영업사원이다.
“……………………”
시스템. 온갖 구호을(를) 외쳤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은) 절망 상태(상태이상)에 빠졌다. 상태이상 지속 시간은 약 5분 정도.
뭐 5 분 정도는 양호한 편 아닐까. 살면서이런 일을 한 두 번 겪어 봤어야 말이지.
하지만 오늘도 변함없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현실이다. 당신 반해버릴 정도로멋지다. 정말로.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 내려 그대의 아스팔트 바닥에 안기고 싶지만 그건 나중에. 그래도 아직은 하고 싶은 게 많으니까.
이하 생략. 이 후에도 여러 가지 구호를 외쳐 봤지만 결국은 이게 전부였다.
……역시 한 여름 날의 꿈이 분명하다. 더위를 먹어서 그랬던 것이다. 그런 게 분명하다. 납득한다.
생각해 보면 분명 이 때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는데. 그랬을 터인데.
≠ (1)
“뭐야아, 이게에에!”
이른 대낮부터 비명소리가 방 안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일어나자 전신이 이상하게 변해 있다.
코스튬 플레이── 아니 그 것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어 보이는 이 것은 캐주얼룩 쪽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우선은 와이셔츠부터. 조금 헐렁한 느낌이 났다.그런 나머지 오른쪽 어깻죽지가 흘러 내려 속살이 보여 버린다. 그리고 다음으로 넘어가서.
“……없어.”
그리고는 없다. 다른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하반신까지 ‘벗은’ 상태 일 리는 만무하지만. 하반신을 바라보면 어젯밤의 파자마는 빨간색의 체크무늬 스커트로 변해 있다. 참고로 나는 이런 스커트를 입었던 기억이 전혀 ‘없을’뿐더러 취향도 아니다. 그리고환한 색상과 상반되어 갭을 어필하고 있는 검은색 니삭스와 마지막으로 한 술 더 떠 매우 짧기까지 한데 거기에 나의 수치심을 한층 더 부각시켜주는아이템이 다름아닌 바로 이 가터벨트였다. 가터벨트가 착용된 부분에서는 조금 살이 아래로 에이는 감각이느껴져서 불편했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한다면 더 이상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었다는 것 인가.
아직까지 거울로 확인을 하지 못 한 관계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육안으로 본 결과로는 그렇다. 단순한 캐주얼 룩에 불과해 보인다는 것이 유일한 마음의 안도였다.
“…괴상한 코스튬이었다면 나자살해 버렸을 지도 몰라.”
또각. 바닥에 두 발을 딛자 구두소리가 들려온다. 빨간 구두가 유광을 반짝인다.
좁은 방 안을 정신 사납게 왔다 갔다 하길 반복하면서 어제 밤의 일을 애써 생각해 내려 한다. 또각이는 구두소리가 자꾸만 정신을 사납게 한다.
■ 기억 접속
시작
추억
회상 ← 선택한다.
설정
종료
※ 저장된 회상이 없습니다. 초기화면으로되돌아 갑니다……
(………웃기지 말란 말이야! 분명이렇게 바뀌어 있다고! 옷이 변해 있단 말이야! 드레스 체인지!
그런데 왜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 건데!? 『2회 차 플레이부터는 의상이 변경 됩니다♪』 라던가 『환생은 할 수있어도 기억은 계승할 수 없어요☆』 같은 대낮부터 무서운 말을 이모티콘까지 붙여 가면서 애써 상큼 발랄하게묘사하지 말란 말이야!)
나는 머리를 쥐어 싸매다가 벽을 쾅쾅 치기도 하고 바닥을 이리저리 나뒹굴기도 하는 끝에 결국 이성을 되찾고 일단 옷부터갈아 입기로 결정을 내렸다.
사실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을 애써 초조해 하는 것이 가장 바보 같은 짓이 아닐까? (※ 방금전까지 그랬던 녀석이 하는 말)
치맛자락의 지퍼를 내린다. 하지만 내려지지 않는다.
“거짓말……”
눈 앞의 현실을 부정하고 다시 한 번 내려보지만.
“벗겨지지가 않아!”
그 즉시 착란 상태에 빠져 버리는 나.
“그거야 당연하죠. 연약한천 쪼가리일지언정 이래봬도 『무장(武裝)』의 일종이니까요. 되려 벗겨지면 곤란 하다구요.”
그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남자아이의 목소리. 목소리로 추정 해 보았을 때 아마열 다섯 살 전후 정도 일까. 전략해서 남자아이는 쿡쿡 하고 비웃고 있었다. 그렇겠지. 웃을 만 하겠지. 혼자서이리저리 몸을 부딪치고 별 짓을 다 했으니까 말이야. 응응. 그런데이 목소리. 어디서 들어 본 듯한 기억이 드는 건 단순한 착각일까.
혹시나 하는 의심에 반지를 빤히 쳐다보자 무언가 웃는듯한 느낌이 든다. 절대로반지가 웃을 일은 없지만. 기분 탓이겠지만. 그렇겠지만 말이다.
“네. 그 생각대로 맞아요.”
(내 생각 읽지마아아아───!)
예상대로 목소리의 정체는 오른손에 끼고 있던 반지였다. 그런 가운데 반지가 유쾌한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축하합니다. 당신의 『소원』은이루어 졌습니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이녀석.
“즉 당신의 『소원』대로 마법소녀가 되었다는 거죠.”
원스 어게인. 재 대화를 요구하는 바이다.
“그러니까…… 어제의 그 일은 꿈이 아니었다는 말인 건가?”
“말 하자면 그런 거죠.”
어제 길거리에서 벌어졌던 초 스펙터클 살인극.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꿈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뻔 했지만.)
반지는 이어서 이야기를 진행했다.
“요즘 같은 미디어 세상에 마법소녀라는 존재를 믿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니. 있을 리가 없잖아요?그런가운데 마법소녀의 존재를 강하게 믿는 당신이야 말로 마법소녀로 선발 될 가치가 충분했던 겁니다.”
요컨대 아무도 안 믿는데 이 나이가 되어서도 이러고 있으니 굴려먹기 딱 좋아 보여서 덥썩 물었다는 것으로 들린다.
“와~ 감동적이야. 그런데 마법소녀가 되었으니 어제와 같은 위험한 일이 앞으로 계속 일어나는 거겠네?”
“♪”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이모티콘으로 답한다.
“응. 이 계약 파기하겠어♥”
“안 됩니다♪”
“환불해 주세요! 이렇게협박하면서 부탁 드립니다!”
“진심으로 환불은 불가능 합니다. 고객님.”
『환불 불가』. 마음 한 구석에 비수를 꽂는 한 마디를 던진다. 이로써 확인사살 완료! 탕!
아아. 현실. 조만간 당신의 듬직한아스팔트를 향해 뛰어 내리러 갈 테니까 기다려 줘요.
그리고 잘 먹고 잘 살아라. 베타선의 나와 알파선의 또 하나의 나. 한 번쯤은 만나 보고 싶었지만.
“그러기 이전에 마법소녀의 『사명』 을 들어 보세요.”
뜬금없이 사명을 설명한다. 마법소녀의 사명이라.역시 도심 속에 나타나 평화를 위협하는 괴물들과 맞서 싸운다던가 그런 걸까.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수 초. 겨우수 초 만에 나의 기대는 처참하게 박살 나고 말았다.
『8인의 마법소녀 간의 피 튀기는 살육전(殺戮戰)』
(하하. 이 반지. 재미있는말 하고 있네……)
만연의 웃음을 짓는 것도 잠시. 이윽고 정색한 얼굴로 소리 높여 말한다.
“웃기지 마! 마법소녀는 정의의 편이 아니었어? 어째서 서로를 물고 뜯지 않으면 안 되는 건데!”
“하. 그럼 상식적으로 말해서 인류의 적은 누군데요? 아니 그 것보다 이나라의 적은 있는 거예요? 반도 위에 있는 땅이라던가, 는걔네 들 사정이지 「우리」 마법소녀의 임무하고는 한참 거리가 먼 것 같고. 아니 이미 통O부가 있지 않나? 하라는 통O은안 하고 대체 뭐 하는 거야 나 참? 아. 참고로 전 중립입니다만.”
때는 21세기. 이른바 과학의 시대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물이라던가 그런 이상한 생명체가 존재할 리도 만무하고 마법소녀가 나설 자리도 없는 것이다. 기껏 나선다면 연O도 해안가에서 날라오는 포탄을 격추시키는 일 밖에더 있을까 싶다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 반지의 강력함 앞에서는 차마 할 말을 잃어버릴 정도다.
굳이 비유하자면 언어의 마술사, 언어의 절대반지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대를 대상으로 그만 실언, 해 버렸습니다☆
“적은 OO부다! 일단첫 번째 목표는 OO부로 결정했어!”
나는 배에 힘을 꽉 주고 진심으로 그렇게 외쳤다. 그러자돌아오는 싸늘한 한 마디.
“뭐 개인의 생각은 자유니까요. 그런데 당신 여자잖아요. 정말로 괜찮아요?”
역시나 언어의 절대반지다. 언어의 절대반지앞에서 나의 시답잖은 주장은 철저하게 무너져 내렸다. 놀라움에 혀를 내두른다.
반지 역시 상당히 어처구니가 없었는지 한동안 말머리 만을 더듬다 얼마 지나서야 말문을열었다.
“이 거 계약자를 심각하게 잘 못 골랐다는 느낌인데……”
기분 탓 이었을까. 순간 『머리를 쥐어 싼다』 는 실루엣이 연상, 머릿속을 스쳐 지나 간다.
이 것은 사실 반지에 대한 미안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거 참 미안하네! 그 쪽에서 먼저 일방적으로 저질러 놓고이제 와서 오리발인 거냐!?”
“그도 그럴 게 전혀 답이 보이지가 않잖아요! 굳이 예시를 들어보자면 검은 옷을 입은 집사녀석이 『일정표를 정해주세요』 라고 말했다고 중이병 엄마는 정말로 일정표를 전부 「공부」 「공부」 「공부」 「공부」 「공부」 「공부」 「휴식」 짜 맞춰 버리고 거기에놀란 집사녀석이 안되겠다 싶어서 한 번 더 물어보게 되죠. 『이 일정표대로 일정을 실행 하겠습니까? 네←/아니오』 라고.”
이거 어디서 들어 본 내용인데 그 뭐였더라. 머리를 갸웃 해 본다.
“그래도 아랑곳 없이똑바로 강행. 그렇게 애를 굴려댄 결과 사교, 지식, 지능치만 만땅시켜 놓더니 20대에 진입해 와서는 집사의 일정표 질문에이번에는 「면접」 「면접」 「면접」 「면접」 「면접」 「면접」 「내일을 바라본다」 라고 하지 않나. 여기까지만봐도 배드앤딩 플래그 벌써 섰잖아요?
이야기가 끝나자, 여태 동안 플레이 했던 게임들의 타이틀 명을 『가』 행부터 하나씩 나열해 본다.내가 게임을 이렇게나 많이 했었던가. 급 밀려오는 자책감. ……그런데 육성계열? 그 순간 머릿속방송국에서 『정답은 이 거였습니다♪』 라는 안내 문구가 친절하게 흘러 나와 주시고.
(…………………………)
“네 두뇌는 게임뇌냐아아아아아! 어디서 그런 고전 게임을 예시로 설명을 하고 있는 거야!”
“고전 게임 아니거든요! 5탄까지 나온 데다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거거든요! 그리고 전 뇌같은 그런 말랑말랑한 데다가 야해 보이는 색깔의 내용물 따위 가지고 있지 않아요!”
“시끄러워! 반지는 얌전히 손가락에 쳐 박혀나 있으란 말이야!”
홧김에 아무 말이나 던져 버리고 뒤늦게 실언임을 느낀다. 그러나 예상외로 순순히 순응한다.
“……뭐 그 것도 좋겠네요. 사실 당신의 손가락에 들어가는순간 전 난생 처음으로 짜릿한 기분을 느꼈거든요. 여자아이의 새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내 안에……하아……하아……”
M이라는 것을 느꼈다는 건가. 상당히 기분 나쁘다. 불쾌하진 팔을 마구 휘두르자 기분 나쁜 신음소리가 서라운드로 양쪽 귓가를 파고 든다.
불쾌한 나머지 손을 흔들기를 그만둔다. 정말로 바보 같기 짝이 없다.
그런 이 상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저…… 겨우 끼고 있던 반지 따위에게 패배해 버렸습니다♪ 에헤헷~♪』
(……최악이다. 게다가뭐야. 뭐냐고. 저 망할 음표라던가 바보 같은 웃음은.)
절망에 빠져 신음하고 있을 그 순간 이었다.
“하긴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에요. 마법소녀가되자마자 살육전이라는 말을 들었으니까 말이에요. 완전히 낚시 제대로 당한 기분일걸요?”
꿍꿍이가 있는지 이상할 정도로 태도를 백팔십도 혹은 그 이상 전환했다.
한마디 할까 생각하고 입을 벙긋 열어도 봤지만 왠지 모르게 눈치가 보여서 그러지 않기로했다.
하다못해 반지에게 조차 눈치를 보게 되다니 나도 인생 몰락 다 한 건가.
나의 짧은 침묵을 긍정의 의사로 받아 들였는지 반지는 계속 이야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현실은 미디어 매체와는 달리 냉혹해서 자신에게 이득이 없으면 실행으로 옮기지도 않으니까요. 이득이 있기 때문에 사람은 비로소 움직일 수 있는 거죠.”
맞는 말이었다. 이번에는 그의 말에 고개를끄덕여 수긍. 역시 되묻지 않고 가만히 침묵을 지켰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왜 꺼냈는가 하면 당신에게도 이득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에요. 그럼 마법소녀 한 명을 ‘쳐 잡았을 때’ 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볼까요.”
상황을 보니 대충 동족상잔(同族相殘) 인 건 알겠는데 그래도 그렇게 말 하지는말아 주면 안 될까.
내 불편 섞인 안색을 반지는 뒤늦게 눈치채고 그제서야 말을 정정. 다시 말을 이어 나가기 시작 했다.
『……………………………………………………………』
그리고 얼마 후 길고도 짧았던 (※본심:지루했던) 이야기가 마침내 끝을 맺게 되었다.
여기서 반지 선생님의 귀한 말씀을 정리하자면 마법소녀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다면『소울』 이라는 마력의 결정을 승리의 징표로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소울』은 시전자의 기원(祈願)을 실체화 시켜 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것을 축적하면 축적할수록 올릴 수 있는 기원의 한도 치 역시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설명 중 일부.
『명시 사항』
■ 계약효과
「계약자」의 「기본 능력」 에는 「파트너」 의 능력이 영향을 미친다.
■ 전투의 승리 조건
1. 전투로 상대방을 「다운」 시킬 것.
2. 상대에게서 「항복선언」을 받을 것.
3. 상대의 「마도구(魔道具)」를 『파괴』 할 것.
※ 위의 명시를 어기고 다른 경로를 통하여 승리 조건을 충족했을 시 그 전투는 승리로 간주하지 않는다.
※ 위의 명시를 어기고 승리 조건을 충족했을 시 승리의 징표인 『소울』 은 획득할 수 없다.
■ 기타 사항
1. 소울이 등장하는 조건은 ‘전투 승리’ 시 일 뿐만 아니라, 상대의 마도구(魔道具)를 완전히 파괴해야 한다.
2. 파괴 당한 마도구는 영체화 되어 아공간으로 자동 귀환된다.
3. 올릴 수 있는 기원은 여러 번 중복해서 사용이 가능하다. 단소울이 있을 시 소울의 개수만큼 올릴 수 있는 기원의 크기는 커진다. (※ 한 개만으로는 사소한 행운을얻는 정도에 불과하다.)
4. 소울의 개수는 자신의 것을 포함하여 총 일곱 개. 소울을 빼앗긴계약자는 대상자에게 다시 소울을 되찾아 오지 않는 이상 재계약을 할 수 없다.
나는 여태까지 들은 말들을 기억나는 대로 전부 메모에 정리했다. 기억나는 건 여기까지가 한계지만.
그런데 기분 탓 일까.
말로는 왠지 모르게 거창해 보여도 결론적으로는 『네가 이룰 소원은 유어 셀프♪』라는느낌이다.
이른바 셀프 서비스다.
(그리고 이건 마치 마트에 장보러 갔다가 『OO포인트 적립 되셨구요. OO포인트 있으신데 사용 하시겠어요?』 『네. 처리 되었구요. OO포인트사용 하셨습니다~.』 ………딱 이런 거 아니냐고!)
뒤늦게 숨겨진 함정을 발견하고 어안이 벙벙해 진다. 반지가 불쾌 섞인 목소리로말한다.
“왜 그러세요. 그래도 어디 사는 하얀 토끼처럼 단 한 번의 기회는 아니잖아요?”
“「속임수 마케팅은 엿」이나 먹으라지! 스케일, 그래. 스케일이다. 스케일이작은 거라고 문제는! 대답해 봐. 소울 한 개는 얼마나 사소한행운의 스케일인데?”
언성을 높이고 따져 들며 묻는다. 그러나생각 외로 반지는 진지한 목소리로 질문에 대답했다.
“사람의 행복(幸福)이라는 가치는 사람마다 불분명해요. 예를 들어 A 라는 사람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그 날이 행복할 수 있겠지만 B라는 사람은 집안이 몰락할 위기에 처한 나머지 순식간에 큰 거금이 생기지않는 한 행복 따윈 생각도 하지 못하겠죠. 하지만 소울이 있다면 누구나 그 날 하루만큼은 행복한 일을받을 수 있어요. 물론 자신이 원하는 소원이 있다고 해도 그 것이 이루어 질지는 모르지만. 그날 상황에 맞게 불규칙한 행복이 주어지는 것일 뿐이지만요.”
주어지는 행복이 불규칙한 만큼 규모 역시 불규칙 하다는 건가? 그렇다는 말은자칫 잘 못 돌아갔다간 무서운 물건이 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겠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반지를 바라보자 갑자기 반지가 조금 이상했다.
마치 멈춰버린 태업과도 같이 갑자기 말을 뚝 하고 멈춰 버렸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반지를 쳐다 보자 반지가 이상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가뜩이나 붉은 빛을 띄고 있던 레드와인 색의 루비가 점차 핏빛으로 물들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진동한다. 강하게.
소스라치게 놀람과 동시에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기만을 수여 초. 다행히 다시 정신을 차린다.
“……아. 잠시 가 버렸네요.”
좋아. 해석 하겠어. 『정신 줄을 양지바른 곳에 놓고 왔다』 라던가 그런 의도로 말한 거겠지. 방금?
아니. 분명 그랬음이 틀림 없을 것이다. 절대로 성(性) 적인 의도로 노리고 한 발언 이었다던가 반지주제에 그럴 리가 없다. 절대로.
“괜찮아 보이니까 다행이지만. 방금 조금 이상하지 않았어?”
──걱정 섞인 눈초리로 쳐다보자
“들……들켜버렸네요. 전 사실 앞으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윽!”
“…………그래?”
싸늘한 눈초리로 바라보지만 이를 눈치 채지 못한 반지는 말을 주체하지 않고 계속 이어 나간다.
“우선 티슈가 필요해요…… 그리고……”
(응응. ……무슨 말을 할지 기대되는데.)
“오리온 좌가 뜨는 밤, 침대 위에서 오른 쪽 중지 손가락……그러니까 저를 이용해서 격렬하게 손장난을 해 주시면…… 커헉──!”
(…아핫♪)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온 힘을 다해서 전력으로 벽에 쳐 박는다. 손등이시큰하다 못해 얼얼해 졌다.
들려오는 신음소리가 달팽이관을 타고 들어가 묘하게 신경을 건드린다.
“여……여왕님! 조, 조금더 저를 모욕해 주세요! 그리고 저를 매도해 주세요!”
텐션 급 상승.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는결국 발언해 버린다. 나는 그만 불쾌함을 억누르지 못 하고 다시 한 번 벽에 손등을 세게 쳐 박았다.
그제서야 반지는 흥분을 가라 앉히고는 침착을 되찾았다. 그리고는 말했다.
“주변에 마법소녀가 와 있어요.”
그리고 이 따위의 말을 내뱉고는 더 이상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순식간에 알싸한 분위기가 되어 버렸다. 굳이말하자면 냉동참치 창고 같은 분위기인데 그게 마이너스 오십 도라던가 뭐라던가.
그런데 이럴 때는 무슨 반응을 보여야 되더라? 아그래. 기억 났다. 머리를 통통 두드리는 나…
“그런 걸 왜 이제 와서야 말 하는 건데!?”
“그거야 쾌락의 노예가 되어 버려서 말할 틈을 그만 놓쳐 버렸……쿠허억!”
최악. 죽어버려. 두 번 죽어버려. 마음 한 가득 저주를 퍼 부었다. 하지만 내 속 마음을 알 턱이 없는 반지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는 문제를 하나 냈다.
“말했듯이, 이 싸움은 마법소녀들의 전투를 거쳐 최후의 1인을 선발해 내는 데에 의의가 있어요. 그렇다면 이 전장 속에서상대의 위치조차 모르는 지금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야, 뻔하잖아요. 진행될수 없어. 반지는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맞는 말이다. 확실히 상대의 위치조차모르는 현재로써는 아무 것도 진행할 수 없다. 그리고 그 건 상대방 역시 마찬가지 이겠지.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마법소녀가 주변에 인접했을 경우 자동적으로 반응을 일으키게 되죠. 방금 전에 보셨던 그 것처럼요.”
그리고 반응을 일으키는 위치는 반경 100m 이내부터라고반지는 말을 덧붙였다.
“그렇다는 건, 아까 전의 그 것은 반응, 이라는 거네?”
“그렇죠.”
“그렇다는 건, 싸워야 된다는 거지?”
“정답. 아마 당신을 죽일 생각으로 덤빌 걸요♪”
“그런 무서운 말 하지 마아아아!”
나의 절규 섞인 비명이 방 안에 울려 퍼진다. 하지만그 것도 잠시.
챙그랑───!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창문이 깨졌다.
창문을 깨고 들어온 것은 자그마한 체구의 여자아이였다. 여자아이는 춤을 추듯 허공을 빙글 돌더니 바닥에 사뿐히 착지하는 데 성공한다.
타박. 타박. 타박.
발 자국을 정확히 세 걸음 내딛는 순간 소녀의 손에는 장난감 물총이 들려져 있었다.
(……장난감물총?)
그러고는 이 쪽을 매섭게 노려 보더니 아무런 예고조차 없이 물총을 한발 쐈다.
그리고 물줄기는 다행히도 내 귓불을 스쳐 지나가 치익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 졌다.
(……겨우 물총……응? 치이익?)
치이익. 무언가가 타 들어가는 소리가 난다. 저거 설마 그 건 아니겠지.
“맞네요. 그 생각대롭니다. 염산이에요. 귀여운 아이네요.”
(내 생각 읽지 말랬잖아───!)
“너 왜 피하는 거야! 나의 정의의 공격을 받으란 말이야!”
“우, 웃기지 마아아! 너라면안 피하고 서 있겠냐!”
“닥쳐! 남자라면 피하지 말란 말이야!”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난 여자란 말이야!”
“바보! 바보! 너정말로 죽여버릴 거야! 네 고기에 물총을 마구 쏴 버릴 거야!”
그 말을 들은 즉시 나는 순간 두려움에 양 팔로 가슴을 가렸다. 저런 물총은절대로 사양하고 싶다.
그렇게 말하고서 종종걸음으로 (염산이 든) 물총을 들고 이 쪽으로 달려 오기 시작한다.
( 와~ 종종걸음으로 쫓아 오는 모습이 어쩜 귀여워라♡ ……이긴 무슨! 완전히 천사의 탈을 쓴 악마가 따로 없군!)
순간 소녀와의 거리가 점차 가까워 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식은 땀이 등줄기를타고 흘러 내렸다.
“응,흐으응~♪”
장난감 물총을 들고 다가오는 소녀의 양 갈래 머리가 위 아래로 흔들린다.
깨져버린 창문 틈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검은색 치맛자락을 나부낀다. 얼굴이 희미하게 미소를 띄고 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는다.
이윽고 물총을 들고 앞으로 다가오려는 그 순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넘어져 버리길 잠시나마바랬지만 바람은 이루어 지지 않았다.
“음. 그러니까 제가 이겼으니 당신의 모가지는 이제 제 겁니다. 그러니까 제 마음대로 해도 된단 소립니다. 이 정도면 될까. 사파이어?”
새하얀 목덜미에 걸려져 있는 펜던트에게 묻는다. 이름이사파이어인가 보다.
“흐음…… 너무 임펙트가 약하지 않은가요? 모름지기 마법소녀는승리대사가 중요한 법 이니까요. 예를 들어 『OO는 하기싫지만 O교제는 하고 싶어요』 라던가 『승리요인이라고 한다면 내 마 도구가 더 뾰족했어요』 등, 생각해 보면 많잖아요~.”
(승리대사하고 방금 그 말하고 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 건데. 아니그 것보다 어린 아이한테 그런 엄한 말 알려주지 말라고.)
“그럼 슬슬 마무리를 내 보죠. 시아 씨.”
“으응.”
허공에 손바닥을 가져다 대자 공중에 떠다니던 수분들이 구체로 한 데 뭉치더니 펄펄들끓기 시작한다. 뜨거움이 이 쪽까지 전해져 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으아아! 자 잠깐! 스톱! 스톱이라고오오!”
두려움에 무심결 팔을 뿌리치는 시늉을 내며 외마디를 내뱉어 버렸다.
망했다. 아무리 그래도 스톱은 아니잖아. 그 때였다.
“……왜?”
“자…잠깐 스톱. 나 사실 변신 안 했어.”
“……하지만 너 이미 변신한 상태인 걸?”
“그렇게 보이지만 난 사실 변신을 한 번 더 할 수 있단다.”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생각에 초 진지한 표정으로 무리수를 던져본다. 통할 리가 없을 거라 생각 하면서도 던져 보는 자신이 바보 같았다.
“……정말? 대단해! 그건시아도 못하는 거야!”
하지만 예상 외로 눈을 반짝거리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운이 좋은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이스. 나!
“그럼 너 변신매너 알지? 5초만 시간을 줘. 그 동안 눈 꼭 감고.”
“응…… 하나…둘…”
그리고는 정말로 착하게 눈을 감아 주었다.
(이렇게만 보면 정말로 천사 같은데 말이야. 미안하지만 아무튼이 틈을 노려서……)
“두 번이나 변신을 할 수 있다는 말은 사실 도망치기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 이었다! 속았구나! 역시 어린애는 어쩔 수 없다니까! 하하하!”
“소…속였겠다아아아아! 너 정말로 고기에 물총 발사 해 버릴 거야!”
“하! 무서워라! 잡아볼 테면 잡아 보시지! 적어도 너보단 세 배 빠르거든!”
──그렇게 말하며 나는 온 힘을 다해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 (2)
그리고 내가 전력을 다해 다다른 곳은 집 앞 인근에 위치한 놀이터 까지가 한계였다.
다행히도 어두컴컴한 밤이었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아…하아… 잡았다…”
“초등학생 주제에 되게 빠르네!”
“……그거야 변신 했으니까!”
“변신했으면 무적이구나!?”
“시아는 우주 최강 무적의 초등학생이야!”
밋밋한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당당한 어조로 말하는 시아를 보고 아무리 어린 아이지만조금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러세요! 야. 반지!”
“네?”
“보다시피 위기인데 말이야. 무기라던가 그런 거 없어? 저번에 그거 말이야!”
“아. 저번에 그거. 그러고보니 저번에 그게 있었죠?”
“그래! 그거 말이야.”
“그럼 가동 키워드를 생각해 주세요.”
“저번에는 없지 않았어?”
“그건…… 아. 엑티브X 때문에보안패치 됐어요. 아무튼 5초 남았습니다.”
덕분에 순간 나는 대한민국의 엑티브X 라는존재에 대해 강한 증오심을 품을 수 있었다. 필시 여기서 죽게 된다면 나는 엑티브X를 증오하면서 죽어 갈 것이리라.
“아아아악!”
키워드 따위.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그나저나 시간이 왜 이렇게 촉박한 거야. 나는 고민에 휩싸였다.
“…시스템. 3초 남았습…”
“아아아아아! 스패너……스팬……츠……아. 혀 깨물어버렸어……”
팬츠? 방금 팬츠라고 했어? 나 그렇게 말 한 거야?
“키워드. 기억 했습니다. 압니다. 수치플레이용 키워드군요.”
“───!”
스패너스팬츠. 이것이 바로 나의 가동 키워드……가되었다. …………죽고 싶다.
아무튼 다시금 조우한 스패너를 두 손으로 꽉 쥐고 나는 적지로 달려 들었다.
“간다아아아아!”
“사용법도 안 물어봐요?”
“저번에는 뭐 물어보고 썼나!”
생각해보면 저번에 나갔던 이상한 붉은 장막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걸리긴 했지만 일단꽉 쥐고 달려 나간다.
무작정 돌진한다. 빠르다. 역시 좋구나 변신이란 거. 이렇게 빠르게 달렸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도지치지가 않는다.
저 멀리서 접근을 견제하며 계속 염산을 쏴 대고 있긴 하지만 이정도의 속도라면 충분히피할 수 있다.
여기서 가끔 주의해야 할 것이라면 간혹 날라오는 펄펄 끓는 구체 뿐인가. 하지만 생성되는 데에 시간이 한정되어서 피하기만 한다면 다음 생성시간까지는 충분히 시간벌이가 가능하다.
“으아앙! 왜 맞지 않는 거야!바보! 바보언니! 고기 따위! 고기 따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녀석의 중점적 요인은 가슴만 공격하고 있다는 것 이겠지.
(……어째서 인 지는 모르겠지만.)
찰칵. 찰칵.
염산을 남발한 나머지 물총의 염산이 다 떨어져 버리는 상황에 이른다.
당황한 나머지 다 생성 되지도 못한 구체를 벌써부터 던져 버리고 그 견제 시간 동안염산을 재 생성하는 데에 시간을 두려 한다.
(……그런가. 저 녀석의 능력은……)
“음. 아마도 특정의 액체를 생성하는 능력인가요?”
(내 생각 읽지 말라고 정말──!)
아무튼 이번 실수로 인해 거리가 가까워 졌다. 염산이있었다면 공중에서 피할 수가 없어서 지상에서 회피하면서 파고 들 기회만 엿보고 있었겠지만 지금이라면 가능하다. 할수 있다.
땅을 박차고, 뛰어 나가는 척 하고, 하늘로 도약한다. 그리고 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I CAN FLY───!”
“……뭐에요. 그 한심한 구호는.”
태클이 들어오긴 했지만.
카아아앙!
시아의 오른 손 부분. 즉 물총을 강하게내리친다. 물총의 피스톨 부분이 산산조각이 난 채 바닥으로 튕겨져 나갔다. 잠시 후 그 위에서 푸른색 구체가 떠 올랐다.
“아. 저게 소울이에요.”
거기에 들고 있는 스패너로 툭 쳐서 흡수하면 된다고 반지는 말을 덧붙였지만 일단은그러지 않기로 한다.
제법 충격이 갔는지 시아는 물총을 잡고 있었던 부분을 양 손으로 감싸고 웅크린 채미동도 하지 않았다.
앞으로 다가가 심호흡을 한 번 한다. 그리고할 말을 생각해 보지만 막상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저기 말이야. 내 가슴은 왜 노린 건데!?”
“그래서 나온 말이 겨우 이거였다.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기 짝이없는 물음이었다.
내 역성을 들은 시아가 움찔하며 말한다.
“그……좋아하는 애가……가슴이 작다고……싫다고 해서……”
(너도 내 마음 읽을 줄 아는 거냐───)
“……그래서 마법소녀가 되어서 가슴이 커지고 싶었다?”
“……”
물음에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묵묵히 끄덕이며 긍정한다.
좋아하는 남자아이를 위해서라. 그렇다면어느 정도 이해가 될 지도 모른다. 같은 여자로써 질투가 났을 지도 모른다.
그런 저 아이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았기 때문에 나는 고개를 돌리고 대충돌려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만은 무승부야.”
“네? 네? 말도 안돼요! 벌써 1명을 이겼는데! 조금만 하면 나의 목표가! 켁!”
다시 한 번 벽에 쳐 박았다. 게다가 변신한상태라서 그런지 벽에 실금까지 가 버렸다.
“……정말?”
“그래. 그리고 덧붙여서 나라면 그 남자아이를 죽여버렸을 거야.”
그 말만을 남기고 나는 그 자리를 떠나 갔다. 단하나의 크나 큰 걱정만을 안은 채로.
(방……어떻게 치워야 하는 건데.)
■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어떤 초등학생 A의 반응
A : ‘멋지다……’
B : ‘네? 시아 씨. 방금뭐라고……’
A : ‘나 결정했어. 언니하고 결혼할래!’
B : ‘뭐라구요!?’
A : ‘그러니까 내일부터 언니의 여동생이 될 거야!’
B : ‘……아아……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어.’
이 쪽 역시 어떤 의미로 걱정이 태산 이라는 것은 또 하나의 이야기다.
- 2012/02/2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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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의 나의 전적을 보자 하면 79전 79패. 이게 어떤 전적이냐고? 여태 동안 살면서 여성에게 차인 횟수다.
─잔혹하다.
그런데 이 번만큼은 이야기가 조금 틀렸다.
내게서 고백을 받은 상대방 여자아이는 딱히 별다른 반응도 보이지를 않았고 그저 어색한 시간만 감돌았을 뿐. 그러다가 잠시 생각하는 것 같더니 그녀는 “나와 사귀고 싶으면 꽃잎 1천장을 모아 와.” 라고 내게 말했다.
─이 것은 상당히 헤비한 퀘스트가 아닐 수 없다. 초코O를 잡아서 골드를 수북히 모은다고 해도 꽃 잎은 살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세레O를 마구 때려 댄다고 해도 꽃잎을 떨어 뜨릴 리 역시 만무하다. 게다가 이 것들은 전부 현실이 아닌 게임 속 이야기라는 것 이다. 말 하지만 나는 현실과는 거리가 먼 녀석이다.
이에 돈이 들지 않는 꽃잎이라 다행이니 힘이 들더라도 직접 모아보자 하면 그런 지금의 계절은 다름아닌 겨울이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길거리에 꽃이 피어 있을 리가 없잖아?
─더 잔혹하다.
…찰 거라면 차라리 직접적으로 차 달란 말이야. 그렇다면 꽃집이 있으니 거기서 사면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면 요즘은 꽃 한 송이 조차도 무지무지하게 비싼 고물가 시대라는 것이다.
나 같은 불쌍한 학생이 1천장을 모으기에는 퍽이나 무리겠지.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토했다.
그러니까 이른 아침에 잠에 취해 헤어나지 못 하고 있을 때 이성친구가 깨우러 집까지 친히 찾아와 준다던가 혹은 하늘에서 초 절정 미소녀가 떨어 져 내린다던가 같은 그런 행복한 일들은 절대로 일어 날 리가 없다. 만일 있다고 한다면 그 평온한 일상에 내가 데드 플래그를 꽂으러 가 주지. 하하하.
과거 여자친구를 만들어 보자는 일념 아래에 무작정 고백만 해 대기를 수십여 번. 말했듯 결과는 전패. 그래서 고등학교로 진학한 이후로는 고백은 한 번도 시도해 본적 없을 뿐더러 생각 조차도 없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용기를 내어 고교 생활 처음으로 고백을 해 봤다가 다시금 쓴 잔을… 마신 거겠지. 역시.
침통한 마음으로 책상 위에 몸을 걸쳐 누워 있을 때였다. 때마침 어디선가 인기척이 느껴진다 해서 바라보면 친구 정우가 서 있었다.
녀석과 알게 된 지는 별로 오래 되지 않았지만 이 녀석과는 왠지 모르게 키워드가 잘 맞는다는 느낌이다. ─답게, 녀석은 내 수심이 그득한 얼굴을 보고는 단박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 냈다. 정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좋은 아침, 이라고 느긋하게 인사하기에는 뭔가 평소하고는 조금 다른 분위기네. 너 혹시 무슨 일 있었냐?”
“뭐어…… 있기는. 평소하고 똑같지.”
맥아리 없는 호응에 녀석은 잠시 생각 하더니 피식 비웃는 어조로
“─흠. 축하한다. 79패. 기운 내라.”
“……너 혹시 스토커냐!”
“…어라? 우하핫. 미안. 그냥 찍었을 뿐이었는데 말이야.”
“……”
기각한다. 너무나도 키워드가 잘 맞는 나머지 내 모든 것을 다 꿰뚫어 보는 듯한 기분이다.
그러므로 나 이 서진은 지금 이 순간부터 이 녀석과 절교를 선포하는 바이다. 탕탕탕─.
……웃기고 있네.
창가로 고개를 돌려 공허히 바깥을 바라본다.
교정의 안뜰에서는 1학년으로 추정되는 여자아이 세 명이 벤치에 나란히 앉아 웃음꽃을 피며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있잖아. 세상은 참 불공평 한 것 같지 않아?”
“어느 점에 대해서?”
“나보다 못난 녀석들도 여러모로 말이지. 여자친구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고. 그런데 내가 그 녀석들보다 못난 게 뭐라고 없는 건가 싶어서 말이야. 역시 내 성격이 현실과 괴리감이 있어서냐. 역시 여자는 현실 충만 인 거냐. 현실이 아니면 안 되는 거였냐? 어째서 여자는 현실적인 동물 인 건데. 응?”
─이 녀석 또 병이군. 정우가 한심한 눈초리를 지으며 눈을 내리 깔았다.
“그러니까 누구에게 차인 건데? 말이라도 해 봐. 아는 녀석일 지도 모르잖아.”
“…2학년 B반의 지현이라는 여자애.”
“……그 검은 머리에 음침한 여자애 말이야?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너도 참 취향 독특하다.”
…시끄러워. 라고는 해도 내 취향이 독특하다는 사실은 나 조차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차인 횟수가 어마한 관계로 다 설명을 해 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 알고 보니 남자였었다던가 혹은 S기질이 충만한 여성이었다던가. 여러 가지로 그렇다.
“…특히 그 녀석이 여러모로 최고였었지. 예뻤지만.”
“……뭐. 아픈 과거는 더 이상 묻지 않을게. 아무튼 운 좋게도 네가 말한 녀석이라면 나도 알고 있어. 같은 학원에 다니거든.”
이미 잔뜩 찔러 버린 주제에. ……잠깐. 방금 뭐라고?
“이야기 해 본 적은 별로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들은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그녀는 외동에다가 가정 형편은 그렇게 좋지 않다고 해. 그리고 친구는 전혀 없음. 마지막으로 가업은─.”
─그거야 꽃집 이겠지.
“『야채 가게』 를 하고 있다던데.”
자. 내가 아는 건 여기까지─ 정우는 이상 말을 마쳤다.
이게 무슨 소리야. 그러면 어째서 그런 보스 급 퀘스트를 내게 맡긴 것이란 말 인가.
차라리 FF10의 『칠요O의무기』를 전부 모아 달라던가 말이다. 그런 부탁이라면 보다 더욱 현실성이 있었을 거 같은데. …나만 그렇게 생각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그렇다면 그녀는 어떤 생각으로 꽃잎 1천장을 요구 했었던 것 이었을까.
차였다는 충격 감에 대해서는 싹 잊어 버렸다. 지금의 내게 있어서는 그 이유만이 궁금할 뿐 이었다.
≠
그녀를 처음 봤던 장소는 다름아닌 학교의 교문 앞에서였다.
그녀는 하굣길 시간만 되면 멍하니 교문 앞에 자리잡고 있는 고목나무만을 멍하니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 역시도 그녀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침묵만을 지키다가 자리를 떠나기를 매일같이 반복 했다.
왠지 모르게 그런 그녀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여서 두근거렸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나서 충동적으로 홧김에 고백까지 했다가 멋지게 홈런을 당해 버렸지만.
그러니까 내가 지금 여기에 서 있다면 그녀는 마찬가지로 조만간 이 곳에 나타날 것이리라.
교문 뒷뜰에 숨어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생각대로였다. 그녀는 얼마 있지 않아 교문에서 나와 고목나무 앞으로 다가오더니 평소와 마찬가지로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등 뒤로 다가갔다.
“아─ 어. 뭐랄까… 저기 말이야.”
“……넌 누구야?”
─충격이다. 완전히 잊어 먹어 버렸어.
“……방금 건 농담. 사실은 알고 있어.”
“……하.”
덜컥였던 가슴을 손바닥으로 쓸어 내렸다. 심호흡을 한 번 내쉬었다. 한 여름의 뜨거운 공기가 폐 깊숙히 들어오는 기분이 기분이 썩 달갑지가 않았다.
“…… 전에 말했던 꽃잎 1천장은 가지고 왔어?”
본론으로 들어 가 그녀가 물었다. 예상했던 질문 이었다.
“그거…미안해. 솔직히 말해서 가지고 오지 못 했어. 하지만 내가 찾아 온 이유는 그 것 때문이 아니야. ─그저 물어보고 싶어서. 네가 왜 하필이면 그런 걸 조건으로 내 걸었냐는 거야. 걸라고 한다면 왜 다른 것도 많잖아?”
“……넌 바보구나.”
“…응?”
소극적인 성격에 내심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었던 내 자신이 조금은 뿌듯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그녀의 한마디에 잘만 돌아가고 있던 태엽은 멈춰 버리고 말았다. 뚝 하고.
“……넌 분명 나와 함께 하고 싶다고 했어. 그 건 분명 나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뜻. 그렇다면 친구라면 꽃 잎 천장쯤은 가져 와 주는 게 기본 아니야?”
“─그건 『꽃잎』 이 아니라 『종이 학』 이잖아!”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역성을 냈다. 그러자 조금 풀이 죽은 목소리로 그녀는 자신의 무지를 애써
부정했다.
“그럴 리가… 그렇지만 봤었는걸…”
“봤었다니? 어디에서 말이야?”
“…『에로게임』”
“그런 건 믿지 마! 아니─ 믿지 않아야 하는 거야!”
“…햇갈려. 너하고 D 둘 중 누가 맞는 걸까? D는 E를 위해서 1천장의 꽃잎을 따 주었어. 그리고는 꽃잎으로 침대를 만들어 그 위에서 격렬한 사랑과 애무를……(이하 생략)”
“……알았으니까. 그런데 D하고 E중 누가 남자고 누가 여자인데?”
“둘 다 남자야.”
즉 D하고 E 라는 녀석은 친구와 동성의 개념을 넘어선 고차원 적인 레벨의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군. 갑자기 수많은 고백녀 중 한 명이 생각 났다. 정말로 이뻤었지─. 남자였지만. 오늘따라 자주 언급 되는구나. 너.
“아무튼 종이 학이야! 종이 학! 그게 상식 이라고! 이제부터는 그래 줘.”
“…응. 그래, 미안. 그러면 바꿔서 종이 학 천 장을 접어 주는 걸로.”
그녀가 기대감 부푼 얼굴로 나머지 한마디를 이었다.
“그 걸로 나와 친구가 되자.”
…이런 전개를 기대했던 건 아니었는데.
≠
인간의 경이로움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고작 하루 만에 종이 학 천장을 전부 접을 수 있을 줄은 아무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유리병에 고이 담긴 종이 학들을 보면서 자신에 대해 내심 대단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친구가 생길 때마다 이런 걸 해야 한다고 한다면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낫겠지. 그러니까 이번 만이야.
유리병을 건네 받은 그녀의 얼굴은 평소와 같은 무표정이었지만 알 수 있었다. 내심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왜냐하면 그녀의 볼 주변에는 조금의 홍조가 서려 있었기 때문이다.
“…고마워.”
그녀는 그렇게 한마디만을 남기고 반으로 잰 걸음으로 돌아갔다. 종이 학이 담긴 유리병을 소중하게 안은 채.
…뭔가 맥이 빠지는 결말이네…… 내심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이 이야기를 들은 정우의 반응─.
「와하하하! 그러면 네가 그렇지! ……아 웃겼다. 그래도 뭐 그래도 잘 해결돼서 다행이야. 내 생각인데 이대로만 쭉 가면 연인사이도 꿈은 아닐 것 같다.」
「……설마.」
「으음. 아냐아냐. 네 말을 들어 보자면 제법 빈틈이 많아 보이는 아이 같은 걸? 게다가 주변에 이성 친구라고는 너 밖에 없는 거잖아? 이건 찬스라고!」
「……그런가.」
정우의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비익연리의 존재는 아마 에로게임일 걸?
당췌 그 에로게임의 아성을 쳐 부수고 들어갈 수가 없다. 과거 어머니가 내 RPG 게임의 성역을 끝내 부수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말이야. 아직은 그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째서? 정우가 물었다.
“그도 그럴게…… 이제 곧 겨울방학이잖아.”
그래. 곧 있으면 겨울 방학이다. 앞으로도 그녀와 접촉할 기회는 충분히 있겠지. 벌써부터 성급해 할 필요는 없다.
“……저번 겨울방학 까지만 해도 우리 집에서 줄창 게임만 하고 있었던 녀석이 이제 와서 배신을 때리는 건가. 아아. 나도 어디 괜찮은 여성 없나?”
“그렇다면 따뜻해 보이는 오른쪽을 추천──쿠헉.”
손가락을 가리켜 오른쪽 자리의 비계 덩어리를 추천하고는 정말로 맞아 죽을 뻔 했다.
……뭐 그래도 나쁘지는 않다. 친구부터 시작 하는 것도. 그리고 또 나는 그녀의 단 하나뿐인 친구기도 하니까.
벽돌 틈 사이로 눈꽃이 서려 내리는 어느 겨울날. 나는 비로소 청춘을 느끼기 시작했다.
- 2012/02/2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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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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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큰 걱정은 없는 편 입니다.
그래도 별로 제 취향은 아니군요. 재미가 없어요. 제대로 굴려봤는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제 취향을 타지
못하는 관계로 그냥 넘겨버릴 생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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